남미국가연합 "금융 공조로 위기 공동대응"
2011.08.13 05:53
각국 보유외환 이용 '라틴아메리카 기금' 확대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자국통화 사용 등도 협의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이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남미국가연합은 이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재무•경제장관-중앙은행장 회의를 열어 선진국 위기의 남미지역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책을 협의했다.
회원국 경제•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은 이날 '남미 경제•재정 협의회'라는 명칭 아래 열린 첫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의 여파로부터 남미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담은 실행 계획에 서명했다.
아마도 보우도우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라틴아메리카 기금(FLAR)'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78년 창설된 FLAR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페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재정난을 겪는 국가에 대한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44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FLAR가 조만간 남미 각국을 돌며 로드쇼를 할 것이라면서 "브라질도 FLAR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FLAR의 확대는 각 회원국의 보유 외환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 자료 기준 남미국가연합 12개국의 보유 외환은 5천억 달러 정도다.
만테가 장관은 또 남미국가연합 회원국 간에 다자간 통화 스와프 체제 구축을 위한 협정 체결을 제의했다.
회의에서는 이 밖에도 회원국 간 무역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대신 자국통화 사용을 확대하고 남미은행과 안데스개발공사(CAF) 등 지역 금융기구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남미국가연합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의 주도 아래 2004년 '남미국가공동체'로 출발해 2007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2008년 5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를 통해 조약이 합의됐다.
남미국가연합 본부는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들어서며, 앞으로 탄생할 남미국가연합 의회 건물은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 시에 세워질 계획이다.
남미국가연합의 초대 사무총장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맡았으나 지난해 10월 말 심장발작 증세를 일으키며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현재는 마리아 엠마 메히아 전 콜롬비아 외교장관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