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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한국전 참전, 귀중한 외교적 자산(9.5)
관리자 | 2011-09-07 |    조회수 : 1259
콜롬비아의 한국전 참전, 귀중한 외교적 자산 

2011.09.05 13:15 

추종연 주 콜롬비아 대사. 
  
최근 대사관저에서 콜롬비아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오찬이 있었다. 허리가 굽은 한 작은 노인이 차에서 내리자 줄을 서있던 10여명의 오찬 참석자들이 한발씩 뒤로 물러나 경의를 표했다.

발렌시아 또바르(Albaro Valencia Tovar) 장군이다. 한국전에 대위계급으로 참전했으며 육군 참모총장까지 지냈다. 2명의 국방장관과 여러 명의 참모총장이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이다. 

이 가운데 발렌시아 장군은 콜롬비아 군에서 가장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9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언론매체에 칼럼을 쓰는 오피니언 리더다. 콜롬비아 국민들은 그를 보면서 한국을 생각하고 한국전 참전을 기억한다. 그의 존재자체가 한국의 외교자산인 셈이다. 

콜롬비아 국방부 건물에 들어서면 창 너머로 낯익은 글자를 발견하게 된다. 금성(Kumsong, 화천 북방지역)이라는 글자다. 국방부 건물 중앙 잔디정원에는 금성전투 및 불모고지(不毛高地, Old Baldy) 전투 기념물이 있다. 콜롬비아 군 수뇌부는 매일 창밖으로 또는 복도를 거닐면서 이 기념물을 보게 된다.

이들에게 한국전 참전 역사는 군의 상징이며 자부심이다. 살아 숨 쉬는 역사인 것이다. 콜롬비아 해군은 올 7월 우리 해군 참모총장의 콜롬비아 방문을 계기로 그곳에 콜롬비아 해군 참전 기념탑을 추가로 세웠다. 한국정부가 기증한 다보탑도 콜롬비아 군사대학 내에 있다. 콜롬비아 국방부에서 우리나라가 부동의 위상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콜롬비아는 우리와 외교관계 조차 없던 한국전쟁 때 4314명의 군대를 파견했다. 이 가운데 214명의 젊은 병사가 전사했다. 콜롬비아의 한국전 참전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신흥강국인 미국과의 관계 강화, 국제연합에서의 역할 확대, 콜롬비아 군의 현대화 추진 등을 내세운다. 어떤 이유에서건 우리에게 콜롬비아는 은인의 나라임에 틀림없다. 낯선 땅에서 한국인들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쳤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참전용사 중 생존자 1000여명이 참전용사회(ASCOVE) 및 참전장교회(ASOVECOR)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덧 80대의 노인이 됐다. 안타깝게도 그 숫자는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대사관은 올 4월부터 9월 23일을 목표로 참전용사 후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참전용사 단체 간부들과 후손들이 모여 두 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후손회가 결성되면 기존 참전용사회와 더불어 대를 이은 혈맹의 징표가 되리라 확신한다.

대사관에서는 참전용사 후손회를 통해 장학사업, 한국방문, 한국어 및 한국문화 전파, 한인사회와의 연계 강화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참전용사 후손회 펀드가 조성되면 후손회 활동이 보다 활발해 질 것이다. 콜롬비아가 우리와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관심 있는 독지가, 진출 기업 그리고 국내대학들의 참여와 지원을 기대한다.

콜롬비아의 참전 역사는 우리에게 가슴 뭉클하게 하는 뜨거운 상징이다. 한국 국민과 콜롬비아 국민을 심리적으로 엮어주는 가장 든든한 끈인 동시에 양국 정부를 맺어주는 매듭이다. 그럴수록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이 흘린 값진 피로 맺어진 양국 “혈맹관계”가 잊혀져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참전용사 후손 중에서 콜롬비아의 지도자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 

우리와의 각별한 역사와 인연에 정통한 미래 지도자가 배출되면 양국관계 도약이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진정한 보은(報恩)의 마음을 가지고 콜롬비아 국민을 대할 때 우리에 대한 신뢰감도 깊어질 것이고 또 양국관계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 

아시아경제신문 하만주 기자 hegel@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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