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다음의 다크호스는 CIVETS
2011.09.19 14:01
콜롬비아•인도네시아•베트남•이집트•터키•남아공 주목
"방대한 젊은 인구 특히 강점..반면 공통점은 BRICs 못미쳐"
세계 경제에서 신흥 5대국 그룹인 브릭스(BRICs)의 뒤를 이을 새로운 다크호스로 `시베츠'(CIVETS)가 일각의 회의적 견해 속에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저널은 시장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브릭스에 이어 초기 단계이지만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공의 시베츠를 새로운 투자 유망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저널은 시베츠 그룹국의 강점이 무엇보다도 방대한 젊은 인구를 가졌다는 점이라면서 평균 연령이 27세에 불과함을 강조했다. 이처럼 인구가 젊다는 것은 향후 내수가 급성장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내수 전망이 밝다는 것은 또 시베츠가 브릭스처럼 수출에 크게 의존하지 않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강점이 아닐 수 없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HSBC가 지난 5월 시베츠의 이런 가능성을 주목해 HSBC GIF CIVETS 펀드를 출범시켰다면서 일부 회의적 견해가 제기됨에도 이 지역 투자가 낙관적임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지난 2007년 출범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CIVETS 60 지수는 실적에서 S&P가 운용하는 또 다른 신흥시장 지수인 S&P BRIC 40을 1년, S&P 이머징 BMI보다는 3년 각각 앞섰음을 저널은 지적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시베츠 구성국이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 외에는 이렇다 하게 공유하는 것이 없으며 유동성과 기업 거버넌스도 뒤죽박죽인가 하면 정치적 위험도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따라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첼시 파이낸셜 서비시스의 다리우스 맥더모트 대표는 저널에 "내게는 (시베츠가) 눈속임으로 보인다"면서 "이집트와 베트남이 어떤 공통점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브릭스의 경우 4개국이 최소한 신흥 대국이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한 그룹으로 묶을만한 명분이 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투자 위험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노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널은 투자시장이 보는 시베츠 구성국의 장단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콜롬비아: 지난 10년간 납치가 90%, 암살이 46% 줄어든 점이 우선으로 투자 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와중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2002년 이후 두 배로 증가했다.
또 신용평가기관들에 의해 올해 국가 등급이 투자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인도네시아: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시장 덕택에 지난번 금융 위기를 무난히 넘겼다. 2009년 4.5%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는 성장 폭이 6%를 넘어섰으며 향후 몇 년도 같은 수준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신용 등급도 투자 수준 바로 밑까지 한 단계 뛰었다.
정부는 제조업 허브로 자리 잡길 원하지만 부패가 가라앉지 않는 것이 문제다.
▲베트남: 지난 20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국가군에 속해왔다. 올해도 6% 성장한 후 2013년에는 그 폭이 7.2%로 확대될 것으로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중국과 인접한 것이 새로운 제조업 허브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일부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에 2007년에야 가입하는 등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래서 "베트남 투자가 아직은 초기 시험 단계에 머무는 것이 현실"이라고 애버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앤디 브라운 투자 매니저가 로이터에 말했다.
또 HSBC 펀드의 베트남 투자 상한 목표가 전체의 1.5%에 그치는 것도 베트남이 시베츠의 '약어 명칭' 순서에 필요하기 때문에 포함됐다는 얘기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이집트: 아직 미완 상태인 혁명이 이집트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올해 GDP가 1%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이는 작년의 5.2%에서 크게 위축된 것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집트의 정치가 안정을 회복하면 성장도 제 궤도로 복귀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집트는 특히 젊은 층이 두터워 8천200만명의 평균 연령이 25세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소시에테 제네랄 계열의 내셔널 소시에테 제네랄 뱅크는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내수 부문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터키: 터키는 천연가스 가스관이 통과함으로써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주요 에너지 통로로 각광받고 있다.
HS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필 풀은 "터키가 유럽연합(EU)과 무역이 연계된 다이내믹한 경제국이지만 유로 위기나 EU 회원국 지위로 인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터키가 올해 6.1% 성장한 후 오는 2013년에도 5.3%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남아공: 원자재 가격 강세와 자동차 및 석유화학 수요 회복, 월드컵 기간의 지출이 남아공 성장을 회복시켰다. 금과 백금 등 원자재가 풍부한 자원국인 남아공은 지난번 금융 위기로 경제가 침체에 빠진 바 있다.
이 나라가 아프리카 나머지 지역으로 투자를 끌어들이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다수 애널리스트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