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쿠바서 엇갈리는 평가
2011.12.21
북한과 함께 대표적인 전제주의 국가로 꼽히는 쿠바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의 쿠바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지만 카스트로 형제의 세습 통치에 반대해 온 반체제인사들은 김 위원장은 물론 그의 죽음을 위로하는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발표된 이틀 뒤인 19일(현지시간) 정부 명의의 공식 성명을 통해 "쿠바 국가평의회는 동지인 김정일의 사망에 공식 추모를 선포한다"며 20∼22일 조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 평의회 의장도 별도로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에게 보내는 애도 성명을 내 "쿠바 국민과 정부, 공산당을 대신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에 깊은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라울이 김 위원장 사망에 입장을 표명하기는 처음이다.
하지만 반정부 인사들은 정부의 집단적인 애도 움직임에 비난을 퍼부었다.
쿠바 민간단체인 "국가 화해·인권위원회"의 대표인 엘리사르도 산체스는 19일 김 위원장을 국민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악당(bad man)"으로 부르며 그의 죽음을 추모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북한에서 있었던 것처럼 "쿠바를 여러 세대에 걸친 세습 왕조로 이끌어가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