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화되는 멕시코 학생운동
2012.1.5
'시위 중 동료학생 사망' 항의해 방송국 점거
인권위에도 '손길'…"정의없이 평화없어" 진상 조사 요구
멕시코 학생운동이 급진화되고 있다.
전국적인 양상은 뚜렷이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는 일부 학생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운동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인 '엘 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지난달 남서부 게레로주(州)에서 고속도로 점거시위를 벌이다 경찰 해산과정에서 동료 학생 2명을 잃은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 등 50여명은 전날 주지사 사임을 요구하며 주도인 칠판신고 내 라디오와 TV방송국 5곳을 일시 점거했다.
학생들은 비무장상태였지만 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45분간 방송국 시설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방송국 정문 앞에 '정의없이 평화도 없다'는 문구를 쓴 담요를 내 걸고 무력 점거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동료학생 사망사건의 최고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앙헬 아기레 게레로주 주지사 사퇴와 사망사건의 명확한 조사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방송으로 내 보냈다.
이날 방송국 점거시위는 사회주의 계열 학생단체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러 지역의 교대 학생들이 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CNDH)와 함께 연방과 주 정부의 학생 사망사건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슈화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들은 5일 인권위를 찾아 라울 플라센시아 위원장을 면담하고 사망한 학생들의 조사에 문제가 없었는 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은 사망 사고가 난 지난달 12일 집회에서 자신들의 방화로 주유소에 불이 나 직원이 목숨을 잃었다는 경찰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공세도 펴고 있다.
당국은 시위 해산에 참여했던 경찰관들 중 12명을 구금해 총기 사용여부를 조사했지만 학생 2명이 어떤 경위로 목숨을 잃었는지에 대한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