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원전 건설 가능성 거의 없다"
2012.3.9
칠레 외교 차관보 "북한 핵무장 반대 확고"
칠레 외교부의 아돌포 카라피 다자정무 대사(차관보)는 8일(현지시각) "칠레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가능성은 현재 매우 낮다"고 밝혔다.
칠레는 구리 같은 광물자원이 풍부하지만,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는 거의 나지 않는 에너지 빈국(貧國)이다.
칠레가 참여하는 3월 서울 핵 안보정상회담에서는 세계 지도자들이 원자력의 안정적 이용 방안도 논의한다. 칠레 정부가 행사를 토대로 원전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카라피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이 지진에 안전한지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커졌다. 계속 원전 계획을 연구할 수 있지만 현안(懸案)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칠레는 일본 못지않은 지진 지대다. 사상 최대 지진이 일어난 곳이고(1960년 발디비아 지진ㆍ진도 9.5), 2010년에도 역대 6번째로 강한 지진파(진도 8.8)가 중부를 때려 500명 이상이 숨졌다.
그러나 원전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다. 구리 같은 광물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광산과 제련 시설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 지금까지 대안이었던 수력 발전은 기후 변화 탓에 전력량이 갈수록 들쭉날쭉하다.
현재 칠레는 핵 보유량이 사실상 '0'이다. 소규모 원자료 2기만 연구 목적으로 운영하는데다, 2010년 4월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모두 국제사회에 반환했다.
카라피 대사는 "남미 비핵화를 강조한 경우에서 보듯 핵무기 확산 억제는 칠레의 전통적 방침이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과 이란 사례에서도 이런 비핵화 원칙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부에서 예측되는 우라늄 생산과 관련해서는 "아직 (탐사)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우라늄이 산출된다면 원자력을 평화적 용도로 쓰는 국가에게만 수출하는 지침을 확고하게 지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산티아고=연합뉴스) 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