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좌파블록, 미주정상회의 보이콧 움직임

2012.3.12

볼리비아·에콰도르 대통령 "미주정상회의 불참 고려"

중남미 지역의 좌파블록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이 다음 달 중순 콜롬비아에서 개최되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를 보이콧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이 쿠바의 OAS 정상회의 참석에 반대하는 사실을 비난하면서 ALBA의 다른 회원국들과 정상회의 참석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미국이 OAS 정상회의 참석 대상에서 쿠바를 배제하는 것은 차별적이고 반(反) 민주적인 행위"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어 "미주대륙에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기운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차별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지난달 초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회의를 통해 쿠바가 OAS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않으면 ALBA 회원국들이 단체로 불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LBA에는 베네수엘라, 쿠바, 에콰도르, 볼리비아, 니카라과,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수리남과 세인트루시아가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OAS 정상회의는 다음 달 14~15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개최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주지역 34개국 정상과 정부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쿠바는 1962년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했다가 2009년 회복했다. 쿠바는 그러나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한 OAS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