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후두암 완치.."정치활동 복귀"(3.29)
관리자 | 2012-03-29 | 조회수 : 1106
룰라, 후두암 완치.."정치활동 복귀"
2012.3.29
"국민 삶 개선에 주력"‥지방선거 적극 개입 예상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66) 전 대통령이 곧 정치 무대에 복귀한다. 후두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온 지 5개월 만이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을 치료해온 상파울루 시내 시리오-리바네스 병원 측은 이날 "검진 결과 후두암 징후가 모두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룰라는 이날 오전 병원을 나서면서 취재진에게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으나 집권 노동자당(PT) 소속 마르코 마이아 연방하원의장을 포함한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후두암 치료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렸다.
룰라는 오후에 공개한 비디오 영상을 통해 암 치료를 받는 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둔 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정치활동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5개월의 치료 끝에 암을 극복했다는 매우 중요한 소식을 오늘 들었다"고 기쁨을 표시하면서 "지금 이 순간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준 신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헌신적으로 자신을 돌봐준 아내 마리자 레티시아와 의료진, 여야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차례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2009년 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가 완치된 호세프 대통령이 수시로 자신을 찾아와 암 극복 경험을 들려주며 격려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욱 성숙해지고 단단해졌다"면서 "건강을 무엇보다 먼저 챙기겠지만, 브라질 국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은 계속 성장해야 하며, 더 많은 고용창출과 소득의 분배를 통해 국민의 삶이 나아지게 해야 한다"면서 "중산층에 진입한 사람은 빈곤층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고, 빈곤층은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첫 중도좌파 대통령인 룰라는 2003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8년간 집권했다. 퇴임 당시 80% 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룰라는 지난해 10월27일 66번째 생일을 지내고 나서 후두암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3번의 항암화학요법과 33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으며, 이 때문에 체중이 12㎏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가벼운 폐렴 증세를 보여 시리오-리바네스 병원에 입원했다가 11일 퇴원했다.
룰라의 정치활동 복귀 소식은 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앞둔 노동자당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암 치료 중에도 노동자당의 지방선거 전략을 지휘해 왔으며, 특히 브라질의 '정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상파울루 시장 선거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동자당은 지난해 10월 대선과 총선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해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올해 브라질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5천500여개 시의 시장과 시의원을 선출한다. 관심은 전국 27개 주도(州都) 가운데 브라질리아를 제외한 26개 시의 시장선거에 쏠리고 있다. 브라질리아는 주지사가 모든 행정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별도로 시장을 두지 않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