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군사독재자 인권범죄 첫 시인
2012.4.14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자인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86)가 인권범죄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에 따르면 비델라는 한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군사정권이 7천~8천명을 납치 또는 체포해 살해했다"고 말했다.
비델라는 군정이 인권탄압 행위에 대한 비난과 유가족들의 반발을 피하려고 시신을 은밀한 장소에 숨겼다는 사실도 밝혔다.
비델라는 1976년 3월24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이사벨 페론 대통령 정부(1974~1976년)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장악했으며, 1981년까지 집권했다.
비델라는 지난 2010년에 열린 재판을 통해 인권탄압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1976년에 발생한 가톨릭 사제 살해 혐의가 추가됐다.
아르헨티나의 인권단체들은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군사독재 기간(1976~1983년) 3만여 명이 납치·고문·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 정부(1983-1989) 출범으로 군정 인사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듯했으나 군부의 반발을 우려한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1989~1999년 집권)이 1989년 사면법을 제정하면서 처벌이 중단됐다.
그러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사면법을 전격 취소하고 나서 2006년부터 처벌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