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빈농시위 '붉은 4월' 확산
2012.4.17
농장 습격, 정부 청사 점거..대통령 면담 요구
브라질에서 연례적으로 벌어지는 빈농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빈농들은 각 지역의 농장을 습격하는가 하면 수도 브라질리아의 연방정부 청사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16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인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대표적인 빈농단체인 '토지 없는 농민운동(MST)' 회원들은 지난 주말 남동부 상파울루 주와 북동부 페르남부코 주, 중부 마토 그로소 도 술 주 등에서 농장을 습격했다.
MST 회원들은 또 이날 새벽에는 브라질리아의 농업부 청사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회원들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째가 됐으나 농업 개혁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지금껏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브라질에서는 해마다 4월이면 MST가 주도하는 빈농시위 '붉은 4월'이 전국적으로 벌어진다.
'붉은 4월'은 1996년 4월17일 북부 파라 주 엘도라도 도 카라자스 지역에서 발생한 경찰과 농민 시위대의 충돌로 MST 회원 19명이 사망하고 69명이 부상한 '카라자스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것이다.
MST는 지난 2일부터 북동부 바이아 주와 페르남부코 주, 리우 그란데 도 노르테 주 등에서 공공건물과 농장, 고속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며 올해 '붉은 4월'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페르남부코 주 남부 가멜레이라 시에서는 MST 회원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MST는 빈농 시위에 반대하는 농장주의 보복살인으로 보고 있다. MST는 농가부채 해결과 빈농 정착 지원 등 농업 부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