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YPF 국유화는 정당한 조치"
2012.4.29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를 국유화한 것을 계기로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 확대 방침을 시사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국가자본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28일(현지시각)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벨레스 사스필드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YPF는 앞으로 국가가 운영할 것"이라면서 "YPF 국유화는 아르헨티나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아마도 보우도우 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들과 인권단체 '5월 광장의 어머니들'과 친(親) 페르난데스 청년조직 '라 캄포라'(La Campora)의 대표들, 일반 지지자 등 15만 명이 참가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9년 전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연설을 통해 국가의 경제 개입 확대 모델을 따르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YPF의 운영을 잠정적으로 맡은 훌리오 데 비도 기획장관은 지난 2003년 이래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에너지 정책의 대대적인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사상 최악의 경제·사회적 위기를 겪은 2001~2002년 사이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라 이루어진 대대적인 국영기업 민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강하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발로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과거 국영기업의 재국유화를 포함해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 확대를 추구했고, 이 같은 기조는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YPF의 지분 51%를 국유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지난 16일 의회에 보냈다. 상원은 25일 압도적인 찬성률로 국유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집권당이 장악한 하원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YPF는 애초 국영회사였다가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 정부(1989~1999년) 때인 1993년에 민영화됐으며, 1999년 렙솔에 인수됐다. 이번 국유화 조치로 YPF는 13년 만에 국영회사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