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강국 브라질에 '기대 반 우려 반'
2012.5.3
신흥국의 새로운 강자 브라질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경제 및 생활수준이 개선돼 미국내 브라질인들이 본국으로 속속 회귀하고 있다. 브라질 화폐 헤알의 가치도 하락하면서 제조업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산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브라질 국립지리통계원(IBGE)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브라질로 이주한 사람은 28만6500명을 넘었다. 이 중 약 65%인 17만4600여명이 해외에 나갔던 브라질인이었다. 2000년 단 8만7900여명이 귀국한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브라질로 향하는 사람은 비단 브라질 사람뿐 아니다. 지난 2010년 5만1900여명의 미국인과 4만1400여명의 일본인도 브라질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브라질 경제 및 생활수준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 실제 2010년 브라질 근로자들의 평균 월소득은 1345헤알(약 79만원)로 2000년 1275헤알(약 74만원)보다 5.5% 올랐다.
교육 수준도 높아졌다. 10세 또는 그 이상 연령대 중 초등교육을 받지 않은 비율은 지난 2000년 65.1%에서 10년 뒤 50.2%로 떨어졌다.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도 같은 기간 4.4%에서 7.9%로 늘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앞서 '통화전쟁'을 선언하며 헤알 가치 하락을 유도하던 브라질 정부의 뜻대로 헤알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달러 대비 헤알 가치는 4.3% 떨어지면서 신흥국 화폐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시장전략가 플라비아 카탄-나스라우스키는 "헤알 가치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정부는 헤알 가치 하락이 제조업 수출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를 통해 좀 더 공격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달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9%로 내렸다. 이달 말 통화정책 회의에서 중앙은행은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8.75%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추세라면 달러당 2.00헤알까지 갈 수 있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이코노미스트 닐 셰어링은 말했다.
문제는 헤알 가치 하락에도 브라질 제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브라질 구매관리자지수(PMI) 50 아래로 떨어지며 제조업 경기 위축을 선언했다. 중국산 제품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브라질 정부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3년 5% 수준에서 2011년 14.5%로 크게 늘었다. 브라질 최대 수출국인 미국(15%)마저 따라잡을 기세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제조업을 살리려는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보기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에서 "(브라질) 제조업이 수개월간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평가절상된 헤알과 둔화된 외부 수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조업은) 계속해서 부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김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