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동시장, 창설 21년만에 최대 위기" (7.9)
관리자 | 2012-07-09 | 조회수 : 930
"남미공동시장, 창설 21년만에 최대 위기"
2012.07.09
파라과이 대통령 탄핵, 베네수엘라 가입 놓고 알력
남미국가연합-남미공동시장 통합론 대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창설 2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파라과이에서 최근 일어난 대통령 탄핵과 베네수엘라의 가입 결정에 따른
회원국 간 알력 등으로 메르코수르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르코수르는 파라과이에서 지난달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이 의회 탄핵을 받아 사임하고 페데리코 프랑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을 잠정적으로 정지시켰다.
메르코수르는 이어 지난달 말 열린 정상회의에서 베네수엘라를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정상회의에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참석했다.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파라과이는 이 결정에서 제외됐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에 반대해온 파라과이는 "블록의 만장일치 결정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파라과이의 대통령 탄핵과 프랑코의 대통령직 승계를 강력하게 비난했고, 양국은 자국 대사를
철수시키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정회원국 가입 결정의 배경에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차베스 대통령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주장도 나온다.
1999년부터 13년째 집권하는 차베스 대통령은 올해 대선에서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아르헨티나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갈수록 "차베스화(化)" 하는 것도 메르코수르의 갈등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보호주의 강화는 그동안 다른 회원국의 불만을 고조시켰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파라과이 의회가
대통령을 탄핵하자 가장 먼저 자국 대사를 철수시켰다.
이 신문은 메르코수르의 이 같은 위기를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외교능력과 연계시켰다.
올해 하반기 6개월 단위 순번 의장을 맡은 호세프 대통령이 메르코수르의 갈등을 원만하게 봉합하고 결속력을 다져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남미지역의 대표적 국제기구인 메르코수르와 남미국가연합을 단일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우루과이의 무히카 대통령은 언론 회견을 통해 지난달 말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이에 관해 의견이 교환됐다고
전하면서 "메르코수르와 남미국가연합은 하나의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1년 창설된 남미공동시장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국이고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콜롬비아, 페루는 준회원국이다. 가이아나와 수리남은 옵서버 국가다.
남미국가연합은 2008년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에서 이루어진 합의에 따라 창설됐으며,
2011년 8월 남미대륙 12개국이 가입 절차를 모두 마쳤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