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체포한 용병은 미국 해병 출신"
2012.08.13
연일 수사 경과 언론 공표…美·야권 압박 노림수
베네수엘라 정부가 콜롬비아 국경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밀입국하려다 체포됐다는 미국인 용병 의심자가
미국 해병대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0일 기자들에게 검거된 미국 용병 의심자가
당국에 자신이 전직 미국 해병대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가 해병이었다는 것을 자백했다.
그는 해병으로 근무했다고 말했지만 (수사에)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용병 의심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그가 2004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차례 머물렀으며 2006년 이라크, 2007년 요르단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베스의 이날 발언은 용병 의심자의 체포사실을 알린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당국의 수사경과를 언론에
공표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야권 반대파가 용병을 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불과 두 달남짓 남은 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직접
겨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인이 체포됐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며 구금된 사람이
미국인이라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법적 의무를 지켜 구금자에 대한 영사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외교적 마찰을 빚어왔으며, 2010년 이후로 두 나라에는 서로를 대표하는
대사(大使)가 없는 상황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