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지하철 파업 장기화‥"시민은 괴롭다"
2012.08.14
대통령-시장 정치적 갈등이 원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지하철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극심한 교통난이 계속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지하철 파업은 이날까지 열흘째 계속되고 있으며, 파업에 따른 교통대란으로 최소한
100만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철 파업은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때문에 벌어졌다.
노조는 실질 물가상승율에 맞춰 2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벌일 태세다.
파업의 또 다른 이유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간의
정치적 갈등에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올해 초 지하철 운행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당국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 당국은 지하철 운행 시스템 개선 등에 필요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책임만 떠안을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2015년 대선을 앞둔 기 싸움이라는 분석도 있다.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인 마크리 시장은 최근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처럼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크리 시장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하철 노조가 자신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하려고 파업을
벌였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를 사실상 묵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철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버스 터미널에는 연일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913년에 건설돼 중남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부에노스아이레스 지하철은 현재 6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상당수 차량은 1960년대 일본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며 1910년대와 1930년대 독일 및 벨기에에서 생산된
차량도 사용될 정도로 낙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