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피델 카스트로 86세 생일>
2012.08.14
축하 이벤트 속 주인공은 없어
쿠바 혁명의 상징이자 반세기 동안 쿠바 최고 지도자를 지낸 피델 카스트로가 13일(현지시간) 86세
생일을 맞았다.
쿠바 관영언론들은 이날 일제히 카스트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카스트로 집권 시절
기억들을 되돌아보는 기사들을 냈다.
또 카스트로의 고향인 남부 비란에서는 콘서트 등 기념 행사가 벌어졌다.
수도 아바나에 있는 '개척자들의 궁전'에서는 피델 카스트로를 위한 전통적인 생일 케이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카스트로는 과거에는 이 궁전에서 자녀들과 함께 생일을 기념했다.
해외 동료 지도자들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하는 축전을 보냈다.
하지만 카스트로는 이날 오후까지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86세 생일은 이전과 달리
주인공 없는 잔치가 된 풍경이다.
카스트로는 과거 생일날에는 관영 언론에 글을 쓰거나, 공개 석상에 가족과 함께 나타나 자축하는 등
생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탓에 그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06년 급성 장수술을 받으면서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넘겼던 카스트로는 정치 2선으로 후퇴한
뒤로 관영 언론에 칼럼을 내고, 종종 외부 행사에 참석했지만 건강 악화를 둘러싼 소문은 끊이질 않았다.
그는 4월 이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6월 19일 이후로는 관영 언론인 '그란마'에 써 오던 칼럼도
중단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