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금주 내 어산지 망명 여부 결정"
2012.08.15
망명 허용돼도 에콰도르 행 보장 못해
에콰도르 정부가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망명 허용여부를 금주 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공영방송인 ECTV와 인터뷰에서 "바라건대 이번 주
이 문제(어산지 망명 허용)에 대한 성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4일 뉴스통신사인 EFE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늦어도 수요일(15일)까지는 회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주 내 논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어산지는 성폭력 혐의로 스웨덴에 소환될 위기에 몰리자 지난 6월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요구해 왔다.
어산지가 에콰도르 망명이 거부돼 스웨덴으로 송환될 경우 최종 목적지는 미국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사법당국이 비밀 외교 문건을 폭로한 어산지를 간첩혐의로 기소하기 위해 스웨덴에 다시 송환을
요청할 것이라는 얘기다.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여성 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스웨덴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그는 스웨덴 검찰의 기소는 미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간 코레아 대통령은 어산지가 미국에서 사형에 직면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어산지의 주장에 근접한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하더라도 그가 정작 남미에 있는 에콰도르 본토에 도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빠져나와 런던 국제공항에서 에콰도르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 체포를 피할 마땅한
안전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