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장기 고립 생활로 스트레스 (8.18)
관리자 | 2012-08-20 | 조회수 : 1037
"어산지, 장기 고립 생활로 스트레스"
2012.08.18
전문가 "언젠가 제 발로 걸어나올 수도"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오랜 고립 생활로 상당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어산지는 2010년 12월 스웨덴 요청에 따라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주거지 제한과 통금 등에 걸려 사실상 발이 묶인 상태로 18개월을 보내왔다.
그는 법원 명령에 따라 전자태그도 부착했으며 매일 경찰에 보고하는 등 자유와는 거리가 먼 상태에서
생활했다.
그러던 어산지는 올 6월 19일 당국의 명령을 어기고 런던 내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대사관 밖으로는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20개월 가량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고립된 생활을 이어온 것이다.
어산지가 피신해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은 부유한 나이츠 브릿지 지역 내 붉은색 건물 1층에 위치해 있지만
그는 정작 이런 화려한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
에콰도르 대사관 내 마땅한 숙소가 없는 탓에 침대가 딸린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작은 주방과 샤워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외부에서 피자 등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지만 건물을 벗어나는 외식은 생각할 수도 없다.
어산지의 지지자이자 그를 대사관에서 만났던 개빈 맥퍼딘은 "힐튼(호텔) 같지는 않다"는 말로 그의 은신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전했다.
어산지의 어머니인 크리스틴은 아들의 건강상태에 큰 걱정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달 어산지가 보석 하에서 법적 투쟁으로 18개월 이상을 보낸 뒤 수 주간의 제한된 생활 탓에 심각한
스트레스 상태에 있다며 "실상 구금이나 비슷한 상황에서 거의 2년 동안 있으면서 장기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어산지의 심리상태에 우려 섞인 진단을 내놨다.
영국 랜캐스터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캐리 쿠퍼는 "그는 주인없는 곳에 갇혀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 중의 하나는 어떤 통제력도 갖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어산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버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주 어산지를 방문한 스미스는 일간 신문 이브닝 스탠다드에 "내 친구가 잘 견디고 있다'며 "그는 편안하다고 볼 수 없는 작은 방에 살고 있다. 컴퓨터를 두고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사관 체류가 길어질 경우 그가 제 발로 걸어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퍼 교수는 "사회적 감금은 결국 그를 밖으로 나오게 할 것"이라며 "그게 언제 일 지는 모르지만 그가 밖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