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률 중남미 한국문화원장
2012.08.19
"한류는 중남미의 새로운 문화 코드"
"한류가 중남미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중남미의 '한류 사랑'에 각별한 관심을 둬야
합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8일(현지시간) '중남미 케이팝(K-POP) 경연대회' 본선이 열렸다.
3회째인 올해 경연대회 본선에는 중남미 11개국 15개 팀이 진출해 화려한 무대를 뽐냈다.
경연대회를 주관한 이종률 중남미 한국문화원장은 이날 낮 연합뉴스와 만나 케이팝을 앞세운 한류가 중남미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경연대회가 올해로 3회째다. 행사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인가?
▲ 현지인과 현지 언론의 관심과 반응으로 미루어 행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본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해 중남미에서 한류 확산을 위한 기반과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경연대회에 대한 반응은 어느 정도인가?
▲ 행사에 앞서 문화원으로 많은 문의전화가 왔다. 중국과 일본 못지않게 우리 문화에도 상당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아시아 페스티벌'에 우리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도 케이팝을 비롯한 우리 문화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 1~2회 때와 다른 점은 어떤 것인가?
▲ 참가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전에는 칠레와 페루 등 한류가 먼저 유입된 국가의 케이팝 팬들이 주로
참가했는데,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 등으로 저변이 넓어졌다.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가 대부분이었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다.
-- 아르헨티나 내 케이팝 팬은 얼마나 되나?
▲ 애초 4천명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1만명 수준으로 본다. 케이팝 특유의 리듬과 댄스,
화려한 비주얼 등에 매료된 청소년들이 케이팝 동호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중남미 전체 케이팝 팬 규모는 파악되나?
▲ 중남미 전체로는 칠레, 페루,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5개국 위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중미-카리브
지역의 소국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 케이팝만으로 한류를 확산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 케이팝 하나만으로 한류 확산을 끌어가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중남미에서는
케이팝이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세 차례 경연대회를 치러본 결과 케이팝은 한류 확산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케이팝에 고급문화라 할 수 있는 케이 클래식(K-Classic)을 가미한다면 더욱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
-- 케이팝은 한국문화의 본류라기보다 하나의 상품 아닌가?
▲ 맞는 말이다. 그러나 대중음악에 우리의 색깔을 입혀 글로벌 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이를 입증한다.
-- 중남미 나름의 한류 확산 전략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 무엇보다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케이팝에 대한 인기를 이용해 드라마와 영화, 음식 등 다른
콘텐츠로 영역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가야 한다. 민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중남미에서는 특히 필요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