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티아고서 경찰-시위학생 또 충돌
2012.08.24
140여명 체포, 수십명 부상‥대중교통 마비, 기물 파손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산티아고에서는 전날 8천여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진압에 나선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 140명의 학생이 연행되고 경찰관을 포함해 20여 명이 부상했다. 경찰관 3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면서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됐으며, 공공·민간 건물 파손도 잇따랐다.
산티아고 치안 책임자인 곤살로 디아스 델 리오는 "학생들이 약속과 달리 도로를 점거하고 버스 운행을
방해했다"면서 "현장 주변의 건물들도 시위대의 방화로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하랄드 베예르 칠레 교육장관은 "일부 학생들의 과격 시위로 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은 "칠레의 교육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불평등한 구조"라고 주장하면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1973~1990년)의 유산인 시장 중심 교육제도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칠레의 현행 교육제도는 공립학교 몰락과 빈부 교육격차 확대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투자를 대폭 늘리고 무상교육을 확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칠레 정부는 학자금 대출이자 인하와 장학금 확대, 교육예산 증액 등을 약속했으나 학생들은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며 거부한 상태다.
한편, 학생시위의 장기화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을 추락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한때 60%를 넘었던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 중반으로 추락한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