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유소 사흘째 화재…사망 48명(종합)
2012.08.28
인근 주민들 "화재경고 없어"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최대 정유시설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가 사흘이 지난 뒤에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북부 아무아이 정유시설에서는 탱크 여러 개가 불에 타 아직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27일 AP통신 등이 현지 상황을 전했다.
당국은 이번 화재로 숨진 사망자수가 48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사망자들 가운데 거의 절반은 현지 경비를 맡아온 국민경비대 대원들로 전해지고 있다.
화재 현장에는 소방대원 220여명이 국영석유회사(PDVSA)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상자는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라파엘 라미레스 에너지ㆍ원유장관 겸 국영석유회사 PDVSA 사장은 9개 저장탱크 가운데 3번째 저장탱크에
불이 붙었다고 확인했다.
라미레스 장관은 이에 앞서 "몇시간 안에 불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3번째 저장탱크까지
불길이 확산되자 바람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변명했다.
그는 그러나 저장 탱크의 불길을 잡고 31일쯤부터 정유 시설을 재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라미레스 장관은 이어 현재로서는 석유를 수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미국에서 석유값이 2.5%나 뛰어
갤런당 3.15달러의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오래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유업계 노동자 연맹의 호세 보다스 사무총장은 "사고 원인을 확인하지도 않고 재가동에 돌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정유시설에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을 비난하고
이는 "책임없는 사람들의 말"이라고 반박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부상자들이 수용돼 있는 팔콘 주의 한 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와 함께 화재현장을 정비하고 피해를 입은 인근 주택을 재건하기 위해 2천30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소 인근 주민들은 화재가 나기 전 가스가 새는 냄새를 맡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국은 화재 발생 전
수시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인재가 화를 키웠다는 비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루이스 수아레스는 "짜증나는 것은 아무런 경고조차 없었다는 것"이라며 "주민 대부분이 지진인 줄
알고 잠에서 깼다"고 전했다.
불이 난 아무아이 정유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정유시설 중 하나로 북부 파라과나 정유단지에 있다.
아무아이 정유공장은 인근 카르돈 정유소와 함께 각각 하루 90만 배럴의 원유와 20만 배럴의 가솔린을
정제해 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