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반군 '평화회담' 전망은>
2012.09.05
'FARC 무장투쟁 포기' 핵심 의제 전망
정부, 반군지도자 사면걸고 협상 가능성
콜롬비아 정부가 4일 국내 최대 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내달 평화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향후 회담이 어떤 성과를 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이 '영구적 평화'라는 합의에 도달할 경우 콜롬비아를 피로 물들여온 내전을 종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릴 양측 간 평화 회담 의제로 무엇이 오를지 알려진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 핵심 안건으로 FARC의 무장투쟁 포기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과거 좌익이념을 표방한 정치투쟁에서 테러와 납치를 일삼으며 범죄조직으로 변질된 FARC가 무장투쟁을
단념하지 않는 이상 평화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전 정부처럼 반군에 백기투항을 요구하기보다는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적절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날 평화 회담을 발표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이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처럼 반군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해오지 않았다는 점은 이 같은 회담 전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산토스 정부는 6월 반군의 투항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도자라도 전범이 아닌 이상 사면이나 석방을 허용하는
법안을 도입한 바 있어, 평화 회담에서 이같은 법을 최대한 활용해 FARC 회유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그는 이날 회담에서 쓸 카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FARC의 근거지인 낙후된 지방 지역 개발문제와 FARC의 자금원인 마약밀매 등도 회담에서
집중 논의될 내용들이다.
이날 기자회견 동안 산토스 대통령은 오슬로 평화회담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거는 듯한 모습을 내비쳤다.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 경우 임기 중 뚜렷한 정치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산토스가 평화회담에 몰두할 만한 매력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에 실패로 끝났던 회담과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대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마냥 끌고나갈 뜻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몇 년이 아닌 몇 달 안에 협상이 판가름날 것"이라며 회담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반군 단속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원칙적인 입장을 환기한 것으로도 보이지만 FARC가 고집을 버리지 않은 채 회담을
결렬하고 은거지로 돌아갈 경우 있을 곳은 피비린내나는 '전쟁터'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회담 중에 정부의 단속이 집중될 경우 FARC의 반발을 부르며 이들을 회담장 밖으로 나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