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 '젊은 표심' 어디로 갈까>
2012.10.05
전체 유권자 40%가 18∼34세 젊은층
차베스·카프릴레스 젊은이들에게 '구애'
베네수엘라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젊은층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ABC뉴스·유니비지온'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1천890만명 중 18∼34세의 젊은층은 5분의 2 정도로 이들은 최근 수년간 정치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키워온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층의 정치적 관심이 높아지게 된 계기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헌법에 규정된 3선 연임금지 조항을 철폐하려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던 2007년 전후로, 당시 투표에서 유권자는 차베스에게 집권 10년만에 첫 선거 패배를
안겼다.
물론 2년 뒤 다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차베스는 승리를 거두며 무한 권력 도전의 틀을 마련했지만 당시
대통령의 헌법규정 철폐 움직임은 젊은층을 비롯한 베네수엘라 국민 전체에 있어 뜨거운 정치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2007년 국민투표에서 찬반대열에 나란히 섰던 젊은층들은 이번 대선에서 각각 차베스와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지원전에 나섰고 20, 30대 유권자들을 베네수엘라 사상 최대의 정치 격전에 끌어들였다.
'ABC뉴스·유니비지온'은 2007년 이후 차베스를 지지하며 수적으로 성장한 사회주의 청년그룹들이 전통적
차베스 지지층인 빈민층을 넘어 중산층으로 지지를 확산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반면 반 차베스 진영이었던 대학생 리더그룹은 과거 정부의 미디어 통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조직했으며
이번 대선에서 카프릴레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도 젊은층의 표를 의식한 듯 유세 동안 갖가지 구애작전을 펼쳤다.
차베스는 최근 한 유세에서 젊은 유권자들 사이를 환하게 웃으며 달리는가 하면 팝그룹과 함께 방방 뛰며
춤을 추기도 했다.
심지어 전자기타를 메고 연주를 하는 기타리스트 흉내를 내기도 했다.
장시간 연설로 좌중을 휘어잡는 과거 유세 방식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반대파인 카프릴레스는 베네수엘라 국기를 형상화한 야구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라가 젊은이들에게 강렬한
언사로 지지를 요청했다.
그의 칼날 같은 목소리는 젊은이들의 패기와 맞닿아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앞서 베네수엘라의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들은 7일 대선에서 차베스가 득표율에서 두자릿수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조사기관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이견을 내놓기도 했다.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40%에 달하는 젊은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장기집권의 연장이냐 새로운
정치변혁의 탄생이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