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형 비리 스캔들 공방 7년만에 마무리
2012.10.10
연방대법원, 룰라 정부 핵심 비리 연루자에 유죄 선고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사상 최대 비리 스캔들로 일컬어지는 야당 의원 매수 사건의 핵심 연루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비리 스캔들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7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전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에서 수석장관(우리나라의 국무총리에 해당)을 지낸 조제 지르세우와 집권 노동자당(PT)의
조제 제노이노 전 대표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매수 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노동자당의 델루비오 소아레스 전 재무담당과 기업인 마르코스
발레리오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연방대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 정부의 최고 실세였던 지르세우 전 장관이 지난 2003~2004년 사이 이루어진
야당 의원 매수를 총지휘한 것으로 판결했다.
이른바 '멘살라웅(Mensalao)'으로 불리는 이 스캔들은 브라질노동당(PTB) 대표였던 호베르토 제페르손
전 의원의 폭로로 2005년 세상에 알려졌다.
'멘살라웅'은 노동자당이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 의원들을 돈으로 매수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고, 한때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뇌물수수와 돈세탁, 횡령 등이 총체적으로 얽힌 이 사건으로 지르세우 전 장관 등 룰라 전 대통령 정부와
노동자당 고위 인사 38명이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8월 초부터 시작된 공판에서 돈세탁과 공금횡령,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멘살라웅'
연루자 20여 명에게 이미 유죄를 선고했다.
연방대법원의 유죄 선고가 나오자 룰라 전 대통령은 "위선적 판결"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르세우 전 장관도 "연방대법원이 언론의 압력에 눌려 정치적 판결을 했다"고 반발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