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박람회' 계기로 본 韓-쿠바 관계>
2012.11.6
직거래 없이 제3국 통한 교역…쿠바, 한국에 무역적자 심해
한국 다큐 방영·한국어 강의 등 문화교류는 늘어
한국이 미수교 국가인 쿠바의 최대 박람회 행사에 다시 참가하면서 한국과 쿠바 간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은 전날 개막한 '아바나 국제박람회'에 4년 만에 국가 전시관을 마련해
대기업 3곳과 중소기업 7개사, 동포기업 2곳 등의 제품 홍보에 돌입했다.
1996∼2008년 박람회에 연속 참가했던 한국은 2009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박람회 참가 업체를
모집하기가 어려워지자 3년 동안 박람회 참여를 중단했지만 이번에 쿠바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재참가를 결정했다.
카리브 지역에서 쿠바 시장의 중요성, 쿠바 내 한국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박람회에 다시 참가하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한국과 쿠바 관계를 무역에만 맞춰 보면 최근 몇해 동안 활발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아직까지 양국 간
직교역은 없고 제3국을 통한 거래만 이뤄지고 있다.
제3국을 통한 교역도 규모가 많지 않은 데다 심각한 불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작년 제3국을 통한 한국의 쿠바 수출은 7천398만달러, 수입은 2천931만달러에 불과해 쿠바는 한국과 무역에서 적자가 많은 편이다.
쿠바 정부는 한국 기업과 직거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교도 없고 상호 간 투자 보장 협정도 없다보니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쿠바 현지에 자본을 투자하는 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코트라 아바나 무역관이 현지 대외무역부를 통해 쿠바 공기업들의 한국 진출 방안과 함께 커피나 시가 등 쿠바산 우수 제품의 한국 수출길을 모색하고 있다.
문화 교류에서는 경제보다 앞선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최근 쿠바 국영TV를 통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물이 방영됐으며 국내에서 인기를 모았던 한국 드라마도
조만간 TV전파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난 달부터 쿠바 최고 국립대학인 아바나 대학에 한국어 교양강좌가 개설돼 현지인과 한인 후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바나 대학은 원래 한 개반만 편성해 한국어 수업을 할 계획이었으나 수강신청이 몰리면서 2개반으로 늘려
첫 한국어 강좌를 시작했다.
아울러 쿠바를 찾는 한국 관광객도 매년 늘어나 올해 4천명이 쿠바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바나=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