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림의 나무들 잎으로도 수분 흡수
2012.12.18
건조하지만 구름과 안개가 많이 끼는 열대 산악지대 운무림(雲霧林)의 나무들은 뿌리 뿐만 아니라
잎으로도 직접 수분을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에콜로지 레터스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안개를 빼면 수분이
별로 없는 지역에서 나무들의 이런 행태는 중요한 생존 전략이지만 기후 변화로 구름 자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숲의 상층부를 덮는 구름의 변화가 개구리와 도롱뇽 등 운무림의 동물 개체 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로 이미 밝혀졌다.
연구진은 코스타리카 몬테베르데 지역의 운무림 연구를 통해 뿌리가 토양으로부터 흡수하는 수분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때 구름 속에 잠겨 젖어 있는 나뭇잎들이 직접 물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많은 운무림들이 해마다 건기를 겪는데 이 때 주요 물 공급원은 비가 아니라 구름 속의
수분"이라면서 "이 시기에 나무들은 잎을 통해 가장 많은 물을 직접 흡수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습도를 측정하는 작은 기구로 운무림 나뭇잎의 습도 변화를 측정하고 나뭇가지에 초소형
센서를 장착해 나뭇잎들이 젖어 있을 때 잎 속으로 물이 들어오는지 아닌지 관찰했다.
그 결과 물이 잎을 통해 들어오고 그 다음에 가지와 둥치를 따라 이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교과서에 따르면 나무는 뿌리를 통해 물을 흡수하고 그 물이 뿌리에서 줄기로, 다시 잎으로
올라가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물론 맞는 얘기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모든 나무들이 구름으로부터 같은 양의 물을 흡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잎을 통해 가장 많은 물을 흡수하는 나무들이 온난화로 인한 구름 감소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토드 도슨 교수는 이 연구가 구름과 운무림의 나무 사이의 상호작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 것으로 장차 기후변화가 운무림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