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미 진출 기업 국유화에 강력 반발
2012/12/31
볼리비아-아르헨티나, 스페인 에너지 기업 자회사 사실상 '몰수'
스페인이 남미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의 자회사들에 대한 국유화 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29일 스페인 에너지 기업 이베르드롤라(Iberdrola)의 자회사인 전력배급회사 엘렉트로파스(Electropaz)와 엘페오(Elfeo), 서비스 업체 카데브(Cadeb)와 에데세르(Edeser)를 국유화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볼리비아가 이베드롤라의 자회사를 국유화한 데 우려를 표한다"면서 "국유화된 업체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 5월에는 스페인 전력회사 레드 엘렉트리카 코르포라시온(Red Electrica Corporacion) S.A.'의 자회사 '트란스포르타도라 데 엘렉트리시다드(Transportadora de Electricidad)를 국유화했다. 이 회사는 볼리비아 전력 공급망의 74%를 차지한다.
볼리비아 정부는 스페인 기업의 투자가 부진하다는 점을 국유화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4월 스페인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의 지분 51%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고, 관련 법안은 의회를 신속하게 통과했다.
YPF는 애초 국영회사였다가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 정부(1989~1999년) 때인 1993년에 민영화됐으며, 1999년 렙솔에 인수됐다.
스페인 정부는 YPF 국유화 조치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변호인단을 통해 105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했다.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도 투자 부족으로 개발에는 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YPF 국유화를 계기로 베네수엘라와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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