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반군 유럽계 여성대원 "우리가 전쟁 희생자"
2013/1/3
콜롬비아 최대 반군단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유일한 유럽계 대원으로 유명한 타냐 네이메예르(34)는 "우리는 전쟁의 가해자가 아니라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네이메예르는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FARC가 무차별적인 민간인 살상, 강제징집, 납치 등으로 비난받는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네이메예르는 FARC 조직의 주요 대원으로 성장, 그동안 가담한 테러 활동으로 인터폴 수배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그녀는 지난 1998년 인턴 영어교사로 콜롬비아를 처음 방문했다가 심각한 빈부격차를 깨달았다면서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FARC에 2002년부터 가입, 활동해왔다.
그녀는 현재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FARC와 콜롬비아 정부 간 평화협상에 대표로도 참여하고 있다.
네이메예르는 대부분 가난한 소작농 가정 출신인 9천여명의 FARC 대원들과 달리 화목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배경 때문에 주목받았다.
그녀는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어서 원래 수녀가 되려 했지만 종교와 신의 존재에 의구심이 들어 완고한 무신론자가 됐다"고 말했다.
특이한 출신배경으로 얻게 된 유명세에 대해서는 "나는 스타가 아니라 한 명의 게릴라 전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일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2005년 헬리콥터를 타고 확성기로 딸의 이름을 부르며 밀림을 뒤져 반군캠프에서 딸과 상봉했다.
네이메예르는 FARC 내부에 자신 말고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브라질, 유럽 출신 외국인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내 사례는 특이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자본주의와 다국적주의,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투쟁 역시 세계화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주장했다.
평화협상 타결 이후의 역할에 대해선 "앞으로도 FARC 대원으로 남아 사회정의와 평화를 이루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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