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위중설로 70억弗 중남미 석유 지원 흔들>
2013/1/4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암이 위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가 연간 70억 달러 규모로 실행해온 중남미-카리브 해 석유 지원 프로그램의 향방에 대한 역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차베스가 2005년부터 실행한 `페트로카리브' 프로그램은 역내 국가들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로부터 시가보다 싸게 원유를 공급받는 것으로 친미 성향인 도미니카 공화국도 포함해 역내의 7천만 명에게 싼 에너지 공급원이 돼왔다.
차베스가 재수술 받고 입원해있는 쿠바도 지난 2011년 기준으로 36억 달러 어치를 공급받았다.
니카라과도 근 6억 1천만 달러 어치를 받았다.
차베스의 베네수엘라와 통치 이념이 같은 쿠바와 니카라과는 물론 도미니카 공화국과 다수의 카리브 해역 국도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왔다.
카리브 해역 나라들 가운데 이 프로그램을 거부한 나라는 석유가 나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및 바베이도스 정도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분석에 의하면 베네수엘라가 이런 식으로 중남미와 카리브 해역에 공급하는 석유는 가격 기준으로 미국이 이 지역에 제공하는 지원의 3배 가량이다.
전문가들은 차베스가 '볼리바르 혁명' 정신 계승 차원의 '이념 수출'을 겨냥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나 수혜국 다수는 혁명이 아닌 경제적인 쪽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차베스 위중설이 확산하면서 후임자가 이 프로그램을 중단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산업부 고위 관리는 "우리가 모두 차베스를 사랑한다"면서 "가격이 싼 베네수엘라 석유를 더 많이 사길 원한다"고 말했다.
쿠바도 지난 2004년 이후의 첫 연안 석유 시추에 실패하고 나서 베네수엘라 석유가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테미스토클레스 몬타스 경제장관은 최근 회견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이 큰 걱정"이라면서 "그의 상태가 페트로카리브 합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중남미가 2008년의 금융위기 충격 후 경제 회복을 위해 관광산업 활성화 등에 애써온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부담이 심화하는 것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보고타 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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