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여성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 커"
2013.1.5
칠레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미첼 바첼레트(2006~2010년 집권)의 재집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칠레 공공연구센터(CEP)의 조사 결과 49%가 바첼레트를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았다.
조사는 지난해 11월17일부터 12월17일까지 전국 140개 지역 1천484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오차범위는 ±3%였다.
바첼레트는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정부(1973~1990년) 시절 반정부 투쟁을 하다 체포돼 고문을 받았으며, 외국에서 망명생활도 했다.
독재정권이 종식되고 나서 들어선 리카르도 라고스 전 대통령 정부(2000~2006년)에서 보건장관에 임명됐고, 2002년에는 칠레는 물론 남미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 됐다.
바첼레트는 2005년 말 대선에 출마했으며, 이듬해 1월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등장했다. 바첼레트는 집권 기간 칠레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87%라는 높은 지지율로 2010년 3월 퇴임했다. 현재는 유엔 여성기구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당,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뤄진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은 오는 11월17일 시행되는 대선에 바첼레트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콘세르타시온은 피노체트 독재정권 종식을 명분으로 1988년 구성됐다. 피노체트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20년간 집권하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0년 1월 대선에서 보수우파연합 후보로 나선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에게 패해 정권을 넘겨주었다.
콘세르타시온은 지난해 10월 말 지방선거에서 43%를 얻어 37%에 그친 보수우파 여권을 누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의 집권세력인 보수우파연합에서는 독립민주당(UDI)의 지지를 받는 라우렌세 골보른과 국가개혁당(RN) 소속 안드레스 알라만드 국방장관이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골보른 장관은 2010년 지하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CEP 조사에서 바첼레트에 이어 11%의 지지율을 얻었다.
한편 올해 대선에서 바첼레트가 승리하면 '남미 ABC'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3국을 모두 여성 대통령이 이끌게 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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