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담았던 사진가 메네세스 별세
2013/1/8
쿠바 혁명군 일상 담아 세계적 유명세
쿠바 혁명동안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와 반군들의 활동상을 카메라에 담았던 전설적 사진작가 엔리케 메네세스가 6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그의 오랜 친구인 아닉 두발은 메네세스가 수도 마드리드의 라 파스 병원에서 지병 끝에 숨졌다고 밝혔다고 7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국적인 메네세스는 쿠바 혁명 전야를 상세히 기록한 사진들로 유명했다.
그는 1957∼58년 쿠바 동부 산악지역인 시에라 마에스트라에서 활동했던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카메라에 담았고 이는 '파리 매치' 잡지의 표지를 장식한 것은 물론 혁명 과정 자료 사진으로 활용됐다.
시에라 마에스트라에서 있었던 소규모 전투 과정에서 반군들의 일상을 담았던 사진들은 메네세스를 유명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친구 두발은 메네세스가 당시 넉 달 간 산악지역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다 풀헨시오 바티스타 독재 정권의 경찰에 체포됐던 일을 떠올리며 "메네세스는 (미국) 마이애미로 떠날 계획이었던 한 소녀의 속치마에 필름을 숨겨뒀고, 그의 사진들은 파리로 전달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메네세스는 당시 구금돼 폭행당하고 쿠바에서 쫓겨난 뒤로는 다시는 혁명의 땅을 밟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메네세스가 시에라 마에스트라에서 남긴 사진 중에는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동생 라울 카스트로와 함께 시가를 태우던 모습이 담긴 것도 있다.
그는 2007년 AFP통신에 "그들(카스트로 형제)이 수염을 깎겠다고 했을 때 나는 피델에게 말했죠. 그렇게 한다면 2천장에 달하는 내 사진은 소용이 없다구요"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두발은 "그는 비상한 사진기자였다. 위대한 언론인이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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