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노동계 갈등 "심상치 않다"
2013/2/17
경제성장 둔화, 인플레율 상승에 불만 고조
아르헨티나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노동계가 친-반 정부 진영으로 나뉜 가운데 친정부 세력마저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최대 노동단체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에서 친정부 세력을 이끄는 안토니오 칼로는 "경제는 성장을 멈추고 치솟는 인플레율은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정부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CGT의 반정부 세력을 대표하는 우고 모야노는 지난해 11월 또 다른 노동단체인 아르헨티나중앙노조(CTA)와 함께 총파업을 주도했다.
노동계의 총파업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과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부부 대통령' 체제에서 처음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2010년 9.2%, 2011년 7%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1.9% 성장에 그쳤다. 1.9%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을 3.4%로 예상했으나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2% 미만 또는 '제로 성장'을 점친 바 있다.
1월 인플레율은 2.58%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1월까지 12개월 인플레율은 26.28%다.
아르헨티나 정부 산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의 통계는 민간 부문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Indec은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남편인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2003~2007년) 때부터 통계 수치 조작 의혹을 받아 왔다. 키르치네르 정부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가격동결 정책을 추진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2006년 말부터 Indec의 운영에 개입했다.
Indec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식 누적 인플레율을 56%로 발표했다. 그러나 컨설팅 업체들은 153%, 지방정부와 연구기관들은 200%를 넘는다고 말한다.
Indec은 또 지난해 인플레율을 10.8%로 발표했으나 컨설팅 업체들은 25.6%로 추산했다. 올해 인플레율도 Indec은 10%로 예상했으나 민간에선 25~30%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지난 5일부터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을 동결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4월1일까지 적용된다.
노동계는 한시적인 가격동결 조치로 인플레율 상승세를 막을 수 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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