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사법부 "네루다 암살 의혹 적극 규명"
2013/03/15
내달 8일 시신 발굴 확인
칠레 사법부가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 암살 의혹을 적극적으로 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사법부 관계자는 다음 달 8일 네루다 시신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확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네루다의 묘는 수도 산티아고에서 서쪽으로 120km 떨어진 이슬라 네그라 지역에 있다.
197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네루다는 칠레의 대표적 좌파 인사이다.
절친한 친구인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년 집권)이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주도한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자살한 지 12일 만에 숨을 거뒀다.
당시 69세의 고령에다 전립선암을 앓고 있던 네루다는 쿠데타의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계획했던 출국을 불과 24시간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군부가 살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네루다의 운전사 겸 비서였던 마누엘 아라야는 지난 2011년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암살설을 제기했다.
아라야는 네루다가 항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피노체트 정권의 요인들에게 독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칠레 공산당은 네루다 사망 원인 규명을 요구했고, 정부는 지난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칠레 사법부는 아옌데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밝히려고 지난해 시신을 발굴해 조사를 벌였으며 자살로 결론 내렸다.
아옌데는 칠레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이었으나 쿠데타가 발생한 1973년 9월 11일 대통령궁에서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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