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사망으로 쿠바 경제변화 가속화 전망
2013/03/16
쿠바 반체체 블로거 산체스, 첫 미국 방문
쿠바의 유명 반체제 블로거인 요아니 산체스는 15일(현지시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이 쿠바 내 경제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을 첫 방문한 그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최근 여러 달 동안 (쿠바) 변화 속도에 가속이 붙어왔지만 정부의 노력 때문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차베스 사망에 따른 쿠바 지원 감소 가능성이 변화를 가속화하는 변수라며 우리는 미지의 지역에 있다"고 지적했다.
산체스의 발언은 차베스 사망 뒤로 쿠바를 향한 베네수엘라의 석유 퍼주기가 중대 기로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하면 쿠바에 석유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야권은 물론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집권당이 정권을 연장하더라도 차베스 집권 14년 간 이어져 온 대외 석유 지원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생전 차베스는 하루 10만 배럴의 석유를 쿠바에 지원했고 이는 쓰러져가는 쿠바 경제를 지탱했던 축이었다.
내주 미국 의회 인사들과 만나는 산체스는 쿠바가 경제 개혁에 따른 정치권력의 약화를 우려한 탓에 그간 라울 카스트로의 개혁이 별 볼 일 없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쿠바 국회에서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임기가 끝나는 2018년 퇴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형 피델 카스트로 집권 하에서 2인자로 지금은 대통령으로 이미 54년을 보내왔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에 오르며 쿠바 정부 내 2인자로 떠오른 미겔 디아스 카넬 부통령에 대해 "누구인지 모르겠다. 능력이 아닌 충성도로 임명됐다"면서 "늑대들에게 둘러싸여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다. 그는 지금 쿠바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제네라시온 Y'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쿠바의 실상을 알려온 산체스는 2008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올 1월 정부의 여행 자유화 조치에 따라 숱하게 거부당했던 여권을 손에 쥔 산체스는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쿠바를 떠나 브라질과 멕시코를 방문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