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만행' 과테말라 전 독재자, 30년만에 심판대
관리자 | 2013-03-20 | 조회수 : 1117
'학살 만행' 과테말라 전 독재자, 30년만에 심판대
2013/03/20
'리오스 몬트' 재판 개시…검찰 "증언 통해 혐의 입증"
과거 중미 과테말라에서 원주민들을 집단 학살한 혐의를 받아온 군부 출신의 전 독재자가 30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됐다.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법원은 19일(현지시간) 집단 학살과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86) 전 장군에 대한 첫 공판을 개시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리오스 몬트는 1982년 쿠데타를 통해 사실상 권력 수반에 오른 뒤 반군 지지세력으로 여겨졌던 마야 원주민 1천771명의 학살을 지시하고, 2만9천명에 달하는 원주민들은 거주지에서 강제 이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1983년 발생한 다른 쿠데타로 권좌에서 쫓겨났지만 재작년 총선에서 패할 때까지 15년 간 국회의원 등으로 활동하며 면책특권을 부여받았다.
미국은 당시 쿠데타로 집권한 리오스 몬트를 적극적으로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오스 몬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리오스 몬트가 학살을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지휘계통 상에 있었다는 점을 증인 심문을 통해 입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오스 몬트 사건이 워낙 시간이 오래된 데다 직접 증거가 충분치 않은 만큼 법원의 첫 선고까지는 여러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60년부터 내전이 극심했던 과테말라에서는 리오스 몬트 집권 기간을 포함, 총 36년간 20만 여명이 살해되거나 행방불명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리오스 몬트가 비로소 법의 심판대에 오르면서 국제사회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나비 필레이 유엔(UN)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집단 학살 혐의를 받아온 전직 국가 수반이 국내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 것은 처음"이라며 과테말라 사법당국의 단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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