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 무대 달구는 '막말'
2013/04/03
마두로 "야권 지지자들은 히틀러 후계자"
야권 후보는 마두로 깎아내리기 '올인'
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 재선거를 향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선거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집권당과 야권 통합연대의 대결로 선거 구도가 일찌감치 압축되면서 양측은 공약을 검증하기보다는 비방을 쏟아내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올인한 모습이다.
이런 양상은 마치 진흙탕을 연상케 하면서 막말도 가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집권당 후보로 나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은 과거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야권을 향해 '나치 공세'를 펴고 있다.
마두로는 지난달 30일 유세에서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통합연대 후보의 지지자들을 '히틀러의 후계자'들로 비꼬았다.
베네수엘라의 친 쿠바 행보를 비판해 온 야권이 참을성 없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맹비난한 가운데 나온 말이다.
이는 차베스의 과거 대통령 선거 때와 닮아있는 모습이다.
차베스는 작년 10월 대통령 선거 운동에서 카프릴레스가 네오나치주의와 관련이 있다며 뜬금없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야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차베스는 카프릴레스가 부유층 가족의 파시스트 조직에 속해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상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
카프릴레스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조부모로 둔 폴란드계 유대인 후손으로 알려졌다.
카프릴레스는 마두로의 인신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공격하는 만큼 보복하겠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다.
지난 대선에서 차베스에 패한 카프릴레스는 차베스를 비켜서는 대신 마두로를 볼품없는 지도자로 격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는 마두로를 '차베스 뒤에 숨어 있는 무능력한 공무원', '차베스의 복제판', '쿠바의 꼭두각시' 등으로 깎아내리고 있다.
카프릴레스의 이 같은 선거 전략은 한달 간의 추모정국을 통해 우상화된 차베스로부터 마두로를 떼어 내 '대면 전쟁'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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