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 "포클랜드 협상 거부 이해 안돼"
2013/04/04
포클랜드 전쟁 발발 31주년 행사서 영국 맹비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남대서양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의 영유권 협상을 거부하는 영국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의 푸에르토 마드린 시에서 열린 '포클랜드 전쟁' 발발 31주년 행사에 참석, 영국 정부에 영유권 협상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민주적인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영국 정부는 협상을 권고한 유엔의 1965년 결의안을 준수해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영유권 분쟁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에서 독립하면서 포클랜드 영유권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영국은 1833년 이후 실효적 지배권을 내세우고 있다.
두 나라는 1982년 4월 2일부터 6월 14일까지 74일간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고, 영국이 승리해 섬을 점령했다. 이 전쟁으로 영국 군인 255명, 아르헨티나 군인 649명이 전사하고 현지 주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은 현재 포클랜드에 1천300명 정도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영국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영유권 협상 요구를 거부한 채 포클랜드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포클랜드 자치정부는 지난달 10∼11일 이틀간 "포클랜드가 영국령으로 계속 남을 것인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했다. 1천672명을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 결과 영국령 잔류 찬성률은 98.8%에 달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영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 회원국들은 대부분 아르헨티나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미사에 참석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교황에게 포클랜드 분쟁 중재를 요청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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