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미국 대외원조기관 추방 명령
관리자 | 2013-05-02 | 조회수 : 1149
볼리비아 대통령, 미국 대외원조기관 추방 명령
2013/05/02
"정부 전복음모 지원"…미국 국무부 "볼리비아 국민이 가장 큰 피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국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대외 원조기관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에 대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USAID는 1961년에 제정된 해외원조법(Foreign Aid Act)에 따라 설립된 독립 행정기관으로 국무장관의 지침을 받아 세계 각국의 경제 개발과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1964년부터 볼리비아의 보건과 지속 가능한 발전,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 USAID가 과거 미국 대사관처럼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중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남미를 '미국의 뒤뜰'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대사관과 USAID를 쫓아낼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케리 장관의 발언이 중남미 좌파블록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회원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군 기지를 두지 않은 중남미 국가들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USAID 추방 명령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볼리비아 내정에 간섭하지 않았으며 볼리비아 정부의 USAID 추방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USAID 추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볼리비아 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미의 대표적인 강경좌파 인사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년 초 집권한 이래 반미 노선을 고수해 왔다.
2008년에는 미국 정부가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와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을 추방했다. 이에 맞서 미국 정부도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내쫓았다.
미국과 볼리비아는 최근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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