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통령, 콜롬비아 대통령에 `배신자'
2013/05/31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0일 이웃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을 `배신자'라고 맹비난했다.
산토스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이자 베네수엘라 야권 대통령 후보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와 회동한 데 대한 화풀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중부 발렌시아에서 행한 연설에서 "산토스 대통령이 베수엘라의 파시스트 우익에 신뢰를 보낸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카프릴레스는 정권타도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콜롬비아 정부는 그 음모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프릴레스 주지사는 콜롬비아를 방문해 불과 1.5% 포인트 표차로 자신이 패배한 지난 3월 대선에 부정이 만연했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같은 사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콜롬비아 정부와의 관계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산토스-카프릴레스 회동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쿠바에서 진행되고 있는 콜롬비아 정부-마르크스 게릴라 사이의 평화회담에 파견했던 특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콜롬비아 국내 평화를 위해 콜롬비아 게릴라들을 설득하는 등 노력해왔으나 그들이 배신으로 우리에게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산토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대선결과에 대한 불복 시위가 계속되는 것과 관련하여 카프릴레스 주 지사 구속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나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발언 직후 카프릴레스는 트위터에 "그는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를 모르고 있다"면서 "무능하고 정통성 없는 정권"이라고 맹비난했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