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페소' 가치폭락에 새 지불 수단 도입
관리자 | 2013-07-01 | 조회수 : 1163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폭락에 새 지불 수단 도입
2013/07/01
FT "부동산 거래용 예금증서를 달러처럼…돈세탁 우려도"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화폐인 페소의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1일(현지시간)부터 새로운 지불수단으로 '투자용 예금증서(Cedin.세딘)'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앙은행에서 달러화로 교환이 가능한 세딘은 원래 부동산이나 건설분야 거래에 있어 국민이 선호하는 달러처럼 사용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당국은 매매 당사자 간 세딘에 의한 지불에 합의할 경우 전자 제품 등 다양한 구매계약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장롱 속 달러'나 해외로 빠져나간 달러화가 국내 시장에 유입돼 부족한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막대한 외화유출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온 당국은 기업의 국외송금을 억제하고 개인의 달러화 거래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미겔 앙헬 페스세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부총재는 세딘과 관련, "백색 가전제품과 다른 물품들을 구매하거나 빚을 갚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 자문회사인 이데사는 "세딘이 달러로 바꿀 수 있는 국내 통화처럼 작동할 것이다"면서 "정부는 페소화가 예금이나 거래 수단으로서 작동을 멈춘 탓에 다른 대안을 찾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공식 환율은 달러당 5.39 페소이나 사실상 암시장에서 환율은 8.04 페소다.
과거 금융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던 아르헨티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현금을 대신할 수 있는 '레콥스' 등의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 같은 채권이 경제가 어려울 때 주로 노동자 월급을 주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세딘'은 국내 시장 거래 활성화와 달러화 유입을 노린 조처로 볼 수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07년 이래 아르헨티나에서 국외로 빠져나간 달러화는 80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돈의 출처를 묻지 않는 '묻지마 달러'로 세딘을 바꿀 수 있는 탓에 세딘이 돈세탁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