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국가연합, 긴급 정상회의 추진…"유럽에 경고"
관리자 | 2013-07-04 | 조회수 : 1011
남미국가연합, 긴급 정상회의 추진…"유럽에 경고"
2013/07/04
사무총장 "일부 유럽 국가들 위험한 행동"…외교장관 회담 개최
볼리비아 의회에선 대사 추방 주장 제기
남미지역 국제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이 일부 유럽 국가들의 볼리비아 대통령 탑승 여객기 영공 진입 거부 사건과 관련, 긴급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12개 회원국에 긴급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을 알렸다고 밝혔다.
정상회의에 앞서 4일에는 페루 수도 리마에서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고 브라질 외교부가 밝혔다.
브라질 외교부 대변인은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볼리비아 코차밤바 시에서 정상회의가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총장은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도·감청에 우려를 표시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모랄레스 대통령 탑승 여객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영공 진입을 거부한 해당 유럽 국가의 외교관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볼리비아 부통령은 수도 라파스 주재 프랑스와 이탈리아 대사, 포르투갈 영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네라 부통령은 "대통령 탑승 여객기의 영공 진입 거부는 불쾌하고 모욕적인 일"이라면서 "이에 대해 명백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대사관 앞에서는 이날 수백 명이 참가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볼리비아 의회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대사 추방을 촉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볼리비아 정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차 로렌티 유엔 주재 볼리비아 대사는 이들 국가는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이미 유엔에 제소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탄 여객기는 전날 프랑스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영공 진입을 거부당했다. 미국 정부의 도·감청망 관련 기밀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탔을 수 있다는 이유다. 여객기는 항로를 바꿔 오스트리아 빈에 착륙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하던 중이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러시아 방송과 인터뷰에서 스노든의 망명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볼리비아는 스노든의 망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소수 국가에 속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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