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다시 정치 현장으로"…호세프 지지 촉구
2013/07/25
대규모 시위, 언론, 엘리트, 야권 강력 비판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67)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이 정치 현장 복귀 의지를 나타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최근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언론, 정치·경제·사회 엘리트 계층, 야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는 1시간 넘게 계속된 연설에서 보수 진영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호세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룰라는 집권 노동자당(PT) 내부에서조차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호세프 대통령은 편견의 피해자"라면서 "노동자당은 호세프를 150% 지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200%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내년 10월 대통령 선거에서 호세프의 재선을 돕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당을 포함해 연립정권의 주요 정당들로부터 제기되는 대통령 선거 재출마 요구를 일축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호세프의 지지율과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추락했다. 지난달 브라질 전국을 휩쓴 대규모 시위와 경제성장 둔화, 물가상승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력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최근 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57%에서 30%로 27%포인트 추락했다.
그러자 노동자당과 연립정권의 최대 파트너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일부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 일선 복귀를 촉구하는 주장이 나왔다.
브라질에서는 내년 10월 5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시행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 간에 10월 26일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결선투표에서는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승리한다.
현재까지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노동자당 소속인 호세프 대통령과 마리나 실바 전 환경장관,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오 네베스 연방상원의원, 브라질사회당(PSB) 소속 에두아르도 캄포스 페르남부코 주지사 등이다. 룰라 전 대통령과 함께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인 조아킹 바르보자가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예상득표율에서 여전히 앞서지만 1차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작아졌다. 결선투표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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