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칠레 대선, '피노체트 독재' 평가한다
2013/07/28
"중도좌파-보수우파 대선후보 부친은 반-친 피노체트 인사"
오는 11월 시행되는 칠레 대통령 선거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칠레 대통령 선거는 중도좌파와 보수우파 진영에서 내세운 여성 후보 간의 맞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좌파에서는 미첼 바첼레트(61·여) 전 대통령이 후보로 나선다. 바첼레트는 2006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집권하면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했다는 평가 속에 대통령직을 물러날 때 87%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유엔 여성기구(UN Women) 대표직을 맡았다.
보수우파는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에벨린 마테이(59·여) 전 노동장관을 후보로 내세울 예정이다. 마테이 전 장관은 현 집권세력을 이루는 독립민주연합(UDI) 소속이다. 독립민주연합은 피노체트 정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
관심을 끄는 것은 두 여성 후보 모두 피노체트 정권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 11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칠레의 첫 사회주의 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 정부(1970∼1973년)를 무너뜨렸다.
공군 장성이던 바첼레트의 부친은 아옌데 전 대통령의 편에 섰다가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다가 옥사했다. 반면 역시 공군 장성이던 마테이의 부친은 쿠데타를 지지했고 피노체트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다.
올해 칠레 대통령 선거는 여성 후보의 맞대결이라는 사실에 피노체트 정권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가 추가되면서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에서는 바첼레트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보수우파 진영은 후보 단일화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일은 11월 17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2월 15일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가린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