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상 최악 교도소 수감자 살해사건 재판 속개
2013/07/30
법원, "카란지루 학살" 경찰 26명에 각각 876년 징역형 선고 예상
브라질 사상 최악의 교도소 수감자 집단살해 사건으로 꼽히는 "카란지루 학살"에 대한 재판이 속개됐다.
브라질 법원은 29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 서부 바하 푼다 법정에서 "카란지루 학살" 관련 경찰 26명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카란지루 학살"은 지난 1992년 10월 2일 경찰이 상파울루 시 인근 카란지루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을 진압하면서 수감자 11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법원은 "카란지루 학살"에 가담한 정도에 따라 가해 경찰들에 대한 처벌을 달리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재판에서는 사망한 수감자 111명 가운데 15명을 살해한 경찰 23명에게 각각 156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번에 심판대에 오른 경찰 26명은 수감자 7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는 각각 876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으나 현행법상 30년 징역형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란지루 학살"의 생존자들은 폭동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항복하거나 감방에 숨은 수감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폭동 진압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경찰 가운데 사상자는 없었다.
"카란지루 학살"은 브라질에서 열악한 교도소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폭동 발생 당시 카란지루 교도소에는 수용 한도인 4천 명을 훨씬 넘는 7천여 명의 죄수들이 수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거미 여인의 키스"로 유명한 브라질의 엑토르 바벤코 감독에 의해 "카란지루"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돼 2003년 칸 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출품되기도 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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