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동시장, 유엔서 미국 정보수집 행위 비난(8.6)
관리자 | 2013-08-06 | 조회수 : 989
남미공동시장, 유엔서 미국 정보수집 행위 비난
2013/08/06
반기문 총장 면담…유럽 영공통과 거부, 쿠바 봉쇄, 포클랜드 논란도 문제 제기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외교장관들이 유엔에서 미국의 비밀 정보수집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메르코수르 외교장관들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미국이 브라질과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 벌인 정보수집 행위를 성토했다.
반 총장 면담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메르코수르의 4개 회원국과 준회원국인 볼리비아 외교장관이 참석했다. 대통령 탄핵 사태로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파라과이는 참석하지 못했다.
메르코수르 순번 의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엘리아스 하우아 외교장관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드러난 미국의 정보수집 행위에 대해 우려하고 분노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우아 장관은 미국의 정보수집 행위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사생활의 비밀 보장이라는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한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필요한 상호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유엔 총회나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정보수집 행위를 따지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브라질 일간지 오 글로보(O Globo)는 스노든의 폭로 문서를 토대로 미국이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 광범위한 정보수집 행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전자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PRISM)을 이용해 콜롬비아의 무장혁명군(FARC) 활동,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무기 거래, 멕시코의 에너지와 마약거래 자료 등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NSA는 에콰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칠레, 페루, 엘살바도르 등에 대해서도 정보 수집 활동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메르코수르 외교장관들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탑승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한 유럽 국가들을 거듭 비난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4개국은 지난달 2일 모랄레스 대통령이 탄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했다. 스노든이 타고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항공기는 오스트리아에 기착해 14시간 동안 대기 상태로 있어야 했으며, 모랄레스 대통령은 기내를 수색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달 12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영공 통과를 거부한 것은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하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후 해당 유럽 국가들은 "볼리비아 대통령 항공기에 대한 처리 방식이 부적절했다"며 잇따라 사과했다.
한편 메르코수르 외교장관들은 수십 년째 계속되는 미국의 쿠바 봉쇄에 우려를 표시하고 아르헨티나의 남대서양 포클랜드 섬 영유권 회복을 지지한다는 뜻도 밝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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