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피노체트 축재수사 성과없이 종결
2013/08/06
칠레 독재자 고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축재 혐의에 대한 재판이 5일 9년 만에 종결됐다.
피노체트 은닉재산을 조사해온 칠레 대법원 마누엘 발데라마 판사는 지난 9년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리그스 은행 등에 예치된 2천100만 달러의 예금과 관련하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했으나 돈이 어디서 나왔는 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밀구좌와 관련하여 온갖 억척이 나돌면서 피노체트의 부인과 다섯 자녀에게 횡령 혐의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정식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원고측은 재판부의 수사 종결 결정에 대해 15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재판부의 수사 종결 선언에 따라 피노체트 유가족들과 원고측에서 서로 자신들이 예금의 소유자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노체트의 손자 로드리고 가르시아는 "9년간 온갖 정보를 바탕으로 수사가 진행됐으나 결국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할아버지 본인과 유가족들의 불명예는 깨끗히 지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피노체트 유가족들은 문제가 된 돈은 검소했던 피노체트가 평생 모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투자하여 증식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발데라마 판사는 그러나 비밀구좌 개설 등 돈을 관리한 혐의로 예비역 장성 2명을, 또 피노체트의 개인비서로 일하면서 송금 및 은행구좌 관리, 구좌 존재 은익 등의 혐의로 예비역 장교 4명을 기소했다.
피노체트 명의의 리그스 은행 구좌는 2004년 미국 상원이 테러자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발견한 후 칠레 당국이 나서 100개에 가까운 구좌가 개설돼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전체 예금 2천100억 달러 가운데 1천700만 달러의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
(산티아고<칠레>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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