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마리화나 합법화 강행…국민투표 안 해"
2013/08/07
마리화나 판매가격 1g당 2.5달러 예상
우루과이 정부가 마리화나 합법화 계획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디에고 카네파 우루과이 수석장관은 전날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를 놓고 국민투표를 제의할 것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카네파 장관은 "무히카 대통령은 마리화나 합법화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우루과이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lica)는 전날 무히카 대통령이 정부가 추진하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놓고 국민투표를 시행해 그 결과를 따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카네파 장관의 발언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일축한 것으로, 야권과 여론의 반대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 의원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이 마리화나 합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사실을 들어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우루과이 하원은 지난달 31일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의원 96명 가운데 찬성 50표, 반대 46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졌고, 올해 안에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원은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이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정부가 마리화나와 파생제품의 수입, 식목, 재배, 수확, 생산, 저장, 판매, 배급 등 모든 과정을 관장하도록 했다. 일반인이 당국에 등록하면 마리화나를 6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고, 월 40g까지 마리화나를 살 수 있다. 가격은 1g당 2.5달러로 책정됐다.
유엔 국제마약범죄사무국(UNODC)은 우루과이의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이 마약 억제를 위한 국제협정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무히카 대통령은 "마리화나를 마약밀매 업자들의 손에서 떼어 내려는 것이 합법화의 취지"라면 교황과 유엔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루과이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미주지역에서 첫 사례가 된다. 중남미에서는 우루과이 외에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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