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군사정권시절 109번째 피랍 아기 신원 확인
2013/08/08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 납치·실종된 아기 가운데 109번째의 신원이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인권단체인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파블로 게르만 아타나시우 라스찬(37)이 군사정권에 의해 납치된 아이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블로는 생후 6개월 때인 1976년 4월 5일 납치돼 군 장교 부부에게 입양됐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군사정권 당시에 납치·실종된 아기들을 찾아 신원을 회복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파블로를 포함해 지금까지 109명의 신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군사정권은 반체제 인사 등 정치범들로부터 빼앗은 500여 명의 아기를 군 장교 등에게 강제로 입양시켰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년 3월 24일 일어난 군사 쿠데타로 이사벨 페론 대통령 정부(1974∼1976년)가 무너졌다. 쿠데타를 주도한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는 1981년까지 집권했다.
비델라는 인권탄압 등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인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지난 5월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군사정권은 마지막 집권자인 레이날도 비뇨네(85)가 1983년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에게 정권을 이양하면서 막을 내렸다.
인권단체들은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군사정권 기간 3만여 명이 납치·고문·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600여 곳의 비밀수용소에서 처형된 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알폰신 전 대통령 정부 출범으로 군사정권 인사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듯했으나 군부의 반발을 우려한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1989∼1999년 집권)이 1989년 사면법을 제정하면서 처벌이 중단됐다.
그러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사면법을 전격 취소하고 나서 2006년부터 처벌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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