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브라질 월드컵 때 호텔비 최대 7배로 올라
2013/08/18
리우 1박 평균 51만원…"장기 관광경쟁력 타격 우려"
내년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맞아 브라질의 주요 호텔이 대회 기간 숙박비를 최소 갑절에서 6.8배까지 올릴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관광청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월드컵 웹사이트에 등재된 브라질 호텔 수십 곳의 숙박비를 조사해 17일(현지시간) 이런 결과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가장 가격을 높게 올린 곳은 북부 관광명소 사우바도르의 한 호텔로 지난달 1박 비용이 75 달러(약 8만3천원)였지만 내년 월드컵 때는 가격이 509달러(56만6천원)로 급등했다. 평소 가격의 약 6.8배를 받는 셈이다.
숙박비가 가장 비쌌던 사례는 수도 브라질리아의 한 호텔로 일부 객실의 1박 가격이 639 달러(71만8천원)에 달했다. 이도 평소보다 376%가 오른 수준이다.
최대 관광지인 리우데자네이루는 월드컵 때 평균 호텔 1박비가 461 달러(51만2천원)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요하네스버그 평균 투숙비(200 달러)의 갑절이 넘었다.
그나마 가격 급등이 제일 덜했던 곳은 상파울루와 헤시피로, 호텔의 평균 인상률이 약 100%였다.
브라질 관광청은 월드컵 때 너무 비싼 숙박비가 장기적으로 브라질 관광업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호텔 측과 상의해 일부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관광청은 또 FIFA 웹사이트에서 호텔 선정·관리를 맡는 행사 대행사 "MARCH"가 과다한 중계료를 매겨 호텔 가격을 올렸을 수 있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를 소비자 권익 문제를 다루는 부처인 법무부에 통보했다.
FIFA 웹사이트에 등재된 호텔은 FIFA 대표단과 직원들의 공식 숙소로 쓰이고 취재진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관광청은 MARCH가 등재 호텔에 묵으려는 고객에게 최소 2박의 투숙을 의무화했다고 비판했다.
MARCH는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숙박비가 브라질 호텔업계의 현실을 반영해 투명하게 책정됐고 부당 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업체는 성명에서 "브라질 호텔업계는 과거에도 수십 년 동안 대형회의, 카니발, F1(자동차 경주대회) 등 주요 행사 때마다 높은 객실 수입을 누려왔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비싼 호텔은 예전에도 말썽을 일으켰다. 작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정상회담인 "리우+20" 회의 때는 평균 1박 투숙비가 800 달러(89만원) 가깝게 치솟아 외국 대표단에서 "지독한 바가지"라는 비난을 들었다.
유럽의회는 당시 호텔비가 너무 비싸다며 대표단 11명의 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상파울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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