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새 환율안정 전략 모색"…통화당국 긴급회의
2013/08/23
헤알화 가치 2008년 말 이후 최저수준…외화보유액 사용 검토
브라질 정부가 헤알화 급락세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전날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과 알레샨드리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를 불러 강력한 환율 안정 대책을 지시했다.
톰비니 총재는 22∼24일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만나는 잭슨홀 회의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헤알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고 5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은 만테가 장관과 톰비니 총재, 미리암 벨시오르 기획장관 등이 참석하는 국가통화위원회(CMN) 긴급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헤알화 가치 하락을 막는 방안의 하나로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을 사용하는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만테가 장관은 외화보유액을 사용할 때가 아직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으나 톰비니 총재는 긍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의 외화보유액은 지난 20일 현재 3천741억4천3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 일본, 러시아, 스위스, 대만에 이어 세계 6위 규모에 해당한다.
글레이지 호프만 수석장관은 페르난도 피멘텔 개발산업통상장관과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마리아 다스 그라사스 포스테르 대표를 만나 금융시장 혼란이 경제계 전반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협의했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날 달러당 2.451헤알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2월 9일의 달러당 2.473헤알 이후 갖아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국내 물가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수출 확대를 유도한다는 전략적 고려에 따라 달러당 2.30헤알을 적정 환율로 설정했다.
그러나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과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헤알화가 다른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말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2.45∼2.50헤알이다. 일부는 달러당 2.70헤알까지 예측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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